2018/05/27 06:18

숙제를 끝내고 나니 오전 6시- 일상

이럴수가. 숙제를 다 끝내고 나니 오전 6시가 되었네. 단 시간에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구나.  2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역시. 오늘의 교훈. 숙제는 미리미리. 그래도 며칠 전에 미리 한다고 한건데. 그것마저도 안해놨으면. 말도 안돼. 상상하기도 싫다. 허리가 아프다. 손가락도 아프다. 내 마음도 아프다ㅡ 힝.

2018/05/27 02:11

차일 것 같아서 안만난다니- 음. 그럴 수도 있구나. 너, 우리, 연애


역시나, 내 촉이 틀리지 않았다.
어른들에게서 내 전화번호를 받은 그 남자 분은 용기가 나지 않아서 연락을 못했다고 한다.
내가 마음에 들고 만나고 싶지만(예쁘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작은 위안을 받는다...하하하), 
만나면 차일 것 같고, 자기보다 더 잘나고, 전문직이고 기타 등등 뭐 비스므리한 말들을 했다한다.

나랑 나이가 같은 동갑이었는데,
만나고 싶으면 만나지-
만나보지도 않고 차일 것 같아서 안만난다니-

음, 그럴 수도 있구나-

그럼 난 누굴 만나야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선해주시는 집안 어른의 지인분이 실은 이 동갑남보다 본인 아들을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그 전부터 계속 얘기하셨는데,
나보다 나이가 4살 연상이라서 나는 그냥 동갑을 만나겠다고, 주선해주시는 분 아드님은 너무 직접적이라 부담스럽다고 사양했었는데, 그 분이 이래저래해서 안만나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본인 아들을 만나보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참으로 난감스럽다. 

소개팅이 뭐라고-
남자가 뭐라고-
이 난리인가-

내일은 공부를 하는 날이다.
아직 숙제가 남아있다.
하기 싫어서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숙제하는 건 똑같이 싫구나.
하기싫다.

소개팅이고 뭐고 누가 내 대신 공부 좀 -
오늘은 진짜 하기 싫다
기승전. 숙제하기 싫어-
하하하.
요즘엔 글이 산으로 가는 듯-

벌써 2시네-

이젠 진짜 해야겠다.

2018/05/26 00:52

최근 소개팅이 들어오고 있다- 너, 우리, 연애


최근 소개팅이 들어오고 있다. 내 지인들이 알아서 추진하고 있는중이다. 뭐 이렇게 말만 나오고 안 만날 수도 있고, 연락을 안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금 한 명은 내 연락처를 받고 연락을 안 하고있다. 어른들이 해주는 소개팅인데- (건너 건너지만)
내 카카오스토리(별 것도 없는데)를 하루에 스무 번은 넘게 들어갔다 오고, 또 어느 날은 열 몇 번을 들어갔다 오고 그러던 이 남자는(느낌적으로 이 남자 말고는 들어 올 사람이 없음)- 연락이 없다. 까인 거라는 생각은 안든다. 솔직히 내가 근자감인지는 모르겠는데- 재수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 생각이다) 기가 죽었나 싶다. 자신감 있어 보이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 분 사진을 봤는데, 음 -
전혀 내 스타일은 아니다. 얼굴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긴 하는데, 음- 그래도 내 스타일은 아니다. 아 진짜 겉으로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되는데- 음- 그래도- 아니다.

연락이 와도 안 만날 생각이다. 벌써 2주가 넘었다. 주선해주신 집안 어른이 전화가 와서 잘 만났는지 궁금하다 물어보셔서 이래저래 이렇다고 우리 어머니가 상황을 말씀드렸다. 뭐 내일이나 모레 얘기가 나오겠지-

내가 남친이 없어 주변에서 이렇게 신경을 써주니 고맙기도 한데, 참 난감하다. 언제까지 소개팅을 해야할런지-

요즘엔 정말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진짜 진지하게 한다. 예전엔 생각조차 안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나를 위해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공부나 하는거지 뭐- 죽을 때까지 돈 아끼지 말고 공부나 하고- 여행이나 다니고- 운동이나 하고- 이건 사실 결혼을 하나 안하나 똑같이 할 수 있는 일이긴 한데, 나랑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만났을 때나 가능한 얘기인 것 같다.

음- 사실 이 얘기하려고 글을 시작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조금 더 생각해보다가, 조금 더 고민해보다가 다음에 써야겠다-  

내일 이른 기상을 위해 그만 자야겠다-
정말 소개팅은 피곤한 것 같다- 나랑 안맞아아아아아아아아-

2018/05/25 01:57

2주 이글루 이용후기- 미분류글


이글루를 만들고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2주 정도 되었다. 나와 관련된 기록을 남기고 싶기도 하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대나무숲에 외치고 싶어서 만들었다. 블로그 꾸밀 줄도 모르고, 시스템도 잘 모른다. 그냥 진짜 기록용이다.

나를 다 모른다고 생각하니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편하여, 글도 한 번에 쭉쭉- 술술- 쓰고있다. 남들에게는 이렇게 세세히 내 감정, 상황을 얘기할 수 없는데, 속이 후련하기도 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본인이 아닌 남에게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기도 하다.

어디선가 들었다.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라고- 무단횡단을 하면서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보고 줍는 것이 인간이라고- (준법정신이 일관성이 없다.)

나도 그런 것 같다. 아무도 날 몰랐으면 좋겠지만,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기도 하다.

솔직히 내 개인적으로 여기에 와서 글을 쓰는 순간에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좋다. 마음에 든다. 일탈 같아서?) 
그만큼 밖에서는 매우 밝게 지내고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하다는거겠지-)

여튼 2주 동안 내 블로그에 글도 써보고, 남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읽어보고 하면서 들었던 여러가지 생각들이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불평불만이 없다.

여행 카테고리에 쓸 게 꽤 많이 있는데, 도대체가 사진 넣고 글 쓰는 게 너무나 귀찮다. 언젠간 하겠지- 내 소중한 기록인데-(민율이 버전-꺄악-난 민율이를 좋아했다. 똑똑하고 귀여워서- 그리고 난 삼둥이 중에서 대한이를 좋아했다. 소녀시대 중에서도 서현이를 좋아한다. 그러고보면 나는 바른 이미지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아-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글이 막 나가는구나-

연애 카테고리는 아무래도 감정이 최고조로 이입되기 때문에, 쓰면서도 재밌고 후련하다.
4년 연애 말고도 최근 2년 동안 소개팅했던 남자들 얘기만 해도 신나게 쓸 게 참 많다.

나에게도 봄날이 오길 바라며- 봄은 다 가고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지만 말이다아아아아-

오늘 글은 정말 난장판이구나. 역시 미분류 글 답게 끄읕.

2018/05/22 03:30

사랑했던 4년 연애남의 결혼 소식에 끄적여본다- 너, 우리, 연애


이 카테고리를 만들게 한 근원적인 한 사람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소개팅남 얘기는 에피타이저였고 이제 본식 얘기. 어쩌다보니 이 카테고리에 달달한 얘기는 없고 지나간 인연에 대한 반성 뿐인데 어쩔 수 없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까.

내 인생을 뒤돌아봤을 때 내가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고, 서로 열심히 아껴주고 행복했던 시간을 공유한 사람이다.

최근 그 사람이 결혼을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측근들을 통해 두 번 정도 전해들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지나서인지 내 마음속에 요동은 없었다. 열심히 사랑을 한 만큼, 우리는 열심히 싸우기도 했고, 처음으로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결국 우린 헤어졌다. 어디부터 얘기를 해야할까. 좋고 행복했던 시간들. 아니면 우리가 싸우면서 힘들었던 시간들.

의식의 흐름에 맡겨보겠다. 못다한 얘기는 차차 또 하게되겠지-

우리는 동갑이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동갑을 좋아하는 것 같다. 친구같고 편하고 동등하고 평등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같은 대학을 나왔다. 나는 재수를 하여, 그보다 한 학년 아래였다. 내가 대학교랑 대학원 다 졸업할 때까지도 그는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고, 나랑은 하나도 안친했다. 그냥 오며가며 얼굴이랑 이름만 아는 정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러시아에 3개월 정도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머물렀는데, 그 때 처음으로 SNS를 가입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관심도 없고 이걸 왜 해야하나 오히려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외국에 있다보니 사람들이 그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외국인들과 소통에는 SNS 만한 것도 없는 것 같긴 하다. 여하튼 그와 오프라인으로는 안친하고 전화번호도 없는데, 온라인으로는 나에게 매우 친근하게 대했다. 이상했다. 그치만 그 관심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온라인으로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러시아에서 돌아오자마자 학교 일을 맡게 되었고, 그는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왔다. 그래서 여차저차 얼굴도 보게 되고, 조금씩 친해지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관심이 있었고, 만나고싶다고 했다. 나도 그가 좋았다. 그냥 좋았다. 처음부터 좋았다. 지나고보니 그 때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했지만 사랑에 빠진 거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정말 잘 맞았다. 어쩌면 이렇게 잘 맞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모든 게 잘 맞았다. 그가 나랑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에 한 말은 "우리 정말 잘 맞잖아~" 였다. 정말이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헤어지기 싫었다-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이해하고 아껴주었다. 의식의 흐름, 생각이 비슷했다. 텔레파시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만나면 만날수록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참 귀여웠다. 남들 앞에서 할 수 없는 우리만의 귀여운 애교,(그는 정말 나 못지않게 애교가 많았다. 물론 내 앞에서만) 우리만의 규칙, 또는 모난 성격의 한 부분까지 우리는 마냥 좋고 행복했다.

먹는 거, 노는 거, 공부하는 거, 쉬는 거, 뭐든지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고, 함께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가 되었다. 그냥 기승전 잘 맞았다. 그리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잘했다.

아무래도 내가 그보다 경제활동을 더 활발히 하였고, 그 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바빴고, 그는 나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물론 그는 정말 착했고 나만 바라봤고, 사랑도 많이 주고,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끔 잘해주기도 했다. 우리는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했고 열심히 사랑했다. 나도 그에게 진짜 너무너무 넘치게 잘해줬다.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이 나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몰랐지만.

확실히 사람은 상대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기준에 그는 나보다 덜 꼼꼼했고, 챙겨줘야 할 게 많고, 보살펴줘야 하는 사람이었다. 마치 내가 엄마가 된 것처럼. 그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고 (반전은 그는 내가 이것저것 챙겨주고 잔소리하는 게 좋다했다. 내가 안하겠다 했더니 해달라 했다. 내 덕분에 사회생활이 늘었다며...) 실제로 내가 많은 부분을 다 해줬다.
 
여하튼 대부분 경제적인 것과 사회생활 하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그와 사귀고 두 달이 채 안되었던 것 같다. 그는 카드값으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그는 사치를 부리거나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경제활동이 적으니, 부모님께 용돈을 타쓰는 것도 죄송하고 하여서 그렇게 된 것 같았다. 내가 그걸 갚아줄 수는 없으니 그냥 솔직히 어머님께 말씀드리라고 조언해주었다. 그의 집은 부유한 편이었다.(사귀고 나중에 측근들을 통해 알았는데, 우리집보다 훨씬 부유했다. 건물이 많이 있다했다.) 못하겠다고 하더니 결국은 내가 대신 통화해서 말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하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가 그 역할을 자처했다. 그의 어머님은 사귀고 얼마 안되어서 그가 외국나가는데 일이 좀 생겨서 내가 밤새서 처리를 해주고, 공항까지 차 태워서 배웅하고 여러모로 신경을 써주다보니 나를 마음에 들어하셨다. 따로 문자도 오고.. 여튼 구면이기도 하고, 눈 한 번 질끈 감고 남자친구 일 해결해주어야겠다 싶어서 그냥 전화해서 잘 얘기했고 어머님은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게 시작이었다.
우리집보다 훨씬 부유한 이 남자는 내가 카드값을 갚으라고 빌려주게 만들고, 기름값이며, 밥값이며, 용돈까지 챙겨주게 만들었다. 사회생활은 다 때가 중요한 법이니, 때를 놓치지않게, 신뢰를 잃지 않게, 내가 먼저 돈을 쥐어주었고, 대신 내주고, 조언해주었다. 그도 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내가 그의 집에 들러서 학교까지 태워다주고 모셔다주고 했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선을 긋고 안하면 될 일인데, 나는 이 남자를 사랑했고, 내 것이 아깝지 않았고, 그와 평생 함께 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그렇게 했다.

4년을 연애했다.
그가 내게서 갚아야 할 돈도 불어났다. 내가 그냥 주는 것도 있지만, 분명 내가 받아야 할 돈도 있었다. 그가 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게임, 오디오 관련해서는 아끼지 않고 투자를 했다. 그 부분이 빡쳤다. 나에게 이체를 하는 게 귀찮다며 차일피일 미루었다. 다 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부 조금씩 갚았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결국 헤어져도 그는 안갚았고 나는 못받았다- 심지어 난 그를 돈도 벌게 해줬다. 그는 어머님한테도 용돈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다. 맥북 프로를 사고 운동화를 사려고 기웃거리는 것을 보며 조금씩 화가 치밀어 올랐다. 본인이 들어놓은 보험도 해지하고 (어머님 용돈을 쉽게 받고 쓰진 못했다. 늘 한 소리 아닌 열소리를 듣고 받았다.) 게임 아이템 살 돈은 있고, 나에게 줄 돈은 없다니... 그것도 귀찮다니.. 정말 줘야할 돈도 카드값으로 나가서 본인 돈이 없다며 안줬다. 이건 정말 내 잘못도 큰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나와의 연애 전에는 4살인가 5살 연하의 여자를 만났는데, 그가 아이패드도 사주고 오빠니까 많은 걸 해주고 본인이 다 데릴러가고 데려다주고 다했다 했었다. 내가 그렇게 만든거다. 그는 물론 내가 그래서 좋았겠지만... 내가 안주면 되는거고, 적당히 선을 지켰으면 그도 나한테 그렇게까지 의지하고 카드값이 없으니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못했을텐데.. 이미 지난 일이지만 내 잘못이 50%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를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었고 그는 심지어 대리효도를 원했다. 그 때는 대리효도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지나고보니 그거였다.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어리기도 했고, 당연히 그의 가족에게 잘 보이고 싶고, 예쁨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이것도 남자가 나와 잘 지낼 때 끝까지 웃으며 할 수 있는 것이지, 트러블이 있는 상태에서는 그게 잘 안되었다. 그는 나와 어머님이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들었고, 그걸 좋아했다. 나는 이런 남자가 처음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내가 얼마나 좋으면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 난리일까. 라는 생각에 많이도 만나고 함께했다. (난 부담스러워서 우리 부모님은 헤어지기 전에 딱 한 번 만나게했다. 인생 처음 남친 소개.) 여튼 그의 남동생까지도 만나서 함께 밥을 먹고 선물을 챙겨주고, 어머님 생신에 내가 밥값을 계산하고 여튼 별 걸 다 했다. (남친은 아무것도 안했다)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내가 미국에 다녀오면서 우리 엄마 줄 캐시미어 머플러를 샀는데, 그가 우리집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사오는 날 그거 자기가 산 걸로 해달라하고 선물로 드리고싶다했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다. 헤어지고 엄마한테 사실 그거 내가 사준거니까 맘편히 하고 다니시라 했다. 별 일이 다있었네-)

아무튼 그의 어머님도 당신 아들이 게으르고 사회생활하는 것에 있어서 답답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종종 말씀하셨다. 나는 진짜 어렸다. 맞장구를 쳤다. 안타깝다며. 그러게요 어머님. ㅜㅜ 이러면서......... 나중에 헤어지고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맞장구를 치면 안되는거였다. 아무리 그래도 "아니에요 어머님. 그래도 우리 00이는 잘하고 있어요. 이런이런 면이 좋아요." 이런식으로 아들을 감싸주면서 말해줬어야 한다는거다. 뭐 그러면 좋았겠지만, 여튼 난 안그랬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와 트러블이 쌓이면서 어머님께 대리효도를 시키는게 마음에 안들기 시작했다. 나도 본가가 지방이고, 그의 본가도 옆 도시였다. 나는 바쁜 와중에 짧은 시간을 내어 우리 엄마아빠를 보러 내려간건데, 그가 옆 도시니까 자기네집에 들러서 어머님을 도와주라고 했다. 데이트 하자는 것도 아니고, 어머님 도와드리고 어머님께 맛있는 초밥도 얻어먹자는 말이었다. 나는 싫었다. 내가 굳이 왜. 우리 엄마아빠 보는 시간도 없는데. 하지만 나는 갔다. 결국 갔다. 어머님 차가 고장이 나서 내 차로 어머님 모시고 여기저기 일을 보러 다니는거였다. 은행도 가고 동사무소도 가고 건물건물마다 순찰하고. 난 기사. 하아. 암튼 우리는 어머님 뵙기 바로 직전까지 만나자마자 또 싸웠고, 어머님과 함께 차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고, 대기도 같이 하고 했지만, 나는 남친과 싸우고 표정관리가 안되었다. 먼저 말 붙이고 어머님어머님 생글생글 그런 거 하기가 싫었다. 남들은 표정관리 잘만 한다는데 모르겠다. 그 날은 그냥 안되었다. 쌓인 게 폭발한 것 같다. 그래서 대충 형식적으로 얘기 몇 마디 나누었고 밥을 먹고 난 우리집으로 돌아갔다.  
그의 어머님은 솔직히 얘기하면, 평범한 분은 아니었다. 성격도 세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집안 분위기를 가졌다. 아버님을 대하는 모습이나 아들에게 술 마시고 전화해서 하는 얘기들이- 여튼 남의 집 사정이니 내가 이렇다저렇다 말할 건 아니지만, 우리집과는 매우 달랐다.
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똑부러지고, 잘난 것처럼 보인다. 그의 어머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신 것 같다. 내가 왜 갑자기 남친에서 어머님 얘기를 이렇게 많이 하는가 하면, 헤어짐 원인의 50%는 그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문자를 보내오셨다.
자기 아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나는 잘나서 자기 아들보다 더 잘난 사람 만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잘 생각해보라는 식의 문자였다. 사실 그 전에도 전화로 남친한테 소리를 지르면서 나랑 헤어지라는 얘기 하는 걸 몇 번 들었다. 소리가 워낙 커서 들릴 수 밖에 없었다. 내 혈액형으로 디스도 하시고, 나를 놓아주라는 식으로 남친에게 얘기를 하시곤 했다. (이해가 안갔지만, 나도 내 남친이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고 스트레스 받고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난 그 모든 것을 커버하고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했다. 그래서 안헤어지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잘나고 당신 아들이 그렇게 부족하면 고맙다 하고 잘 지내볼 얘기가 아닌 것이었다. 내가 당신 아들 기죽인다 생각한거다. 내가 좀 모자라면 되었을까? 그의 어머니는 내가 너무 똑똑해서 싫다했다. 그랬더니 내 남친은 "나도 똑똑해~" 라고 말하며 그의 어머니에게 그걸 방어라고 치고 있었다.
여하튼 그 문자를 받고 예전에도 어머님이 나한테 이상하게 말도 안되는 문자를 하나 보내오신 적이 있는데, 그것까지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아- 그게 이 의미였구나 라고 생각이 드니까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많이 사랑했지만, 돈 따위 안갚아도 되지만, 그의 어머님을 감당하기가 힘들고 싫었다. 나는 그렇게까지 말하는 사람과 가족이 되고싶지 않았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남친이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어있다면 난 만나볼 생각이 있었지만, 그는 아마 평생 독립을 못할 예정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너무너무 힘들지만 헤어지자고 했다.
그는 결국 내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헤어지자고 하고 서로 너무 힘들어서 다시 곧바로 만나서 몰래 한 달정도 더 만났지만, 이 남자는 여전히 똑같았고 내가 믿고 의지할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또 헤어지자고 했다. 세상에나.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저려온다.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고 그냥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머리 감다가 울고, 우리 사정을 모르는 선배 언니 만나서 그와는 잘 만나고 있냐는 물음에 스타벅스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다.

헤어지고 나서 그가 내 생일 전 날, 나의 애칭 약자와 함께 우리가 함께 놀러갔던 곳 풍경 사진, 생일축하 메시지, 내 생일 날짜를 모르는 암호처럼 SNS에 올린 걸 아주 나중에 나중에 보게되었다. 처음엔 그냥 휙 지나가고 풍경사진인가보다 카메라 기종 써놓았나보다 하고 넘겼는데, 또 아주 시간이 오래 지나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는데, 그 메시지인걸 알고, 암호를 풀고 집에서 또 대성통곡하고 울었다. 그 뒤로 그의 SNS를 몇 번 더 들어가보긴 했는데 이젠 안들어간지도 또 꽤 되었다.

아주 열심히 사랑했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나를 스트레스 받고 힘들게 하기도 한 사람이었지만, 내가 정말 행복하게 사랑을 많이 주고 나의 모든 것을 받아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를 떠올리면 기분이 나쁘진 않다. 연애를 하는 동안 너무 좋았으니까.

그가 결혼 할 것 같다는 소식에 열심히 끄적여보았다. 아직 결혼 한다더라-는 아니고 할 것 같다-라고들 얘기한다.

사실 그와의 4년 연애가 이렇게 짧게 한 글로 압축되어지지는 않는데, 가지 치고 정리를 하다보니 마무리는 되었다. 어찌보면 내가 쓴 글 중에 제일 긴 글이고 짧은 글이 아닐 수도 있지만, 오늘은 짧다는 생각이 든다.

BR아-
과거로 돌아가서 너와 연애를 다시 할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끝을 알아도 너와 다시 연애할거야-
그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이니까-

내 연애에 후회는 없다-
반성만 있을 뿐-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