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4 01:46

인생에서 처음으로 차였다! 소개팅남 추억1. 너, 우리, 연애


사랑했던, 남자친구였던, 그와 헤어진 뒤, 처음 하는 소개팅이었다.

평범했다. 내가 그렇게 원하던 평범한 남자.
몇 번 더 만났고, 우리는 사귀어보기로 했다.
우리 둘 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고 점잖은 사람들이니깐.
만나면서 알아가기로 했다.

나는 전 남자친구와 4년을 만났었다.
그 전에도 짧게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소개팅으로 누군가와 사귀어 본 적이 없다.
짧든 길든,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잘 안맞는 것 같긴한데,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안맞는지도 모르겠고,
우리 둘 다 조건은 멀쩡하고 이상한 사람은 아닌데-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 달 반을 만났다.

하나 덧붙이자면, 사랑했던 전 남자친구와 오랜기간 정성을 들여 쌓아왔던 편안한 연애 패턴에서,
새로운 사람과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괴리감이 있었다.

"연애는 이런건데-" 라며,
전 연애에서 익숙한 모습을 찾으려했다.

그리고 전 남자친구에게 너무 다 해주고,
이해하고 엄마같은 모습으로 감싸안은 것들에 대한 반성을
이 소개팅남에게 대입시켰다.
(내가 사랑했던 이 전남친과의 너무 잘해줘서 생긴 일들은 다다음 글에서 만나는 걸로)
 
소개팅남에게 난
해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참았고, 기다렸고, 수동적이었고,
기다릴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해하려하는 시간이 짧았다.

여하튼 나는 사실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는 편이다.
그게 마음이 편하니까.
그치만 전제조건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사귀게 된 거라는 것.

근데, 이 소개팅남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사귀게 된 것도 아니고,
그도 나를 정말 좋아해서 사귀게 된 게 아니니깐.

그래도 나는 아직 만남의 초반이니까 더 만나보고 대화하고 소통하면,
서로 맞춰갈 수 있고 나도 자연스러워지겠지 싶었다.

근데!
두둥!

이 평범한 남자는 갑자기 잠수를 타더니,
생각해봤는데, 우리는 잘 안맞는 것 같다면서-
본인의 경험 상, 결국 서로의 성향을 바꾼다는 건 어렵다며-
나를 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차였다.
나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겨우 한 달 만났는데?

그치만, 좋아한 게 아니니까 차인 것에 대한 충격이 있을 뿐
다행히 안만나는 것에 대한 충격은 없었다.

그래도 충격이었다.
누가 그랬다.
예고없이 이런 건 뺑소니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처음엔 분노가 생겼다.
니가 뭔데-
너는 나보다 외모, 학벌, 연봉 다 떨어지는데!

그러다가 이성적으로 다시 생각했다.
그 친구도 멀쩡한 친구인데, 왜 이런 결론이 났을까.

나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이 평범한 남자는 나를 어디까지 받아줄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사람인데, 괜찮으면 만나.
나는 니가 막 좋진 않아.
니가 나를 좋아하면 나도 널 좋아하게 만들어봐.
라는 무의식들.
완전한 내 모습이 아닌 전남친에 대한 보상심리로 대한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 차인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친구였다.

이게 좋아하고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이면, 이렇게까지 차인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을텐데,
겨우 한 달 만나놓고 나를 차다니-

라는 생각이 꽤 오래가긴 했다.
내 인생 굴욕의 순간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근데, 진짜진짜 중요한 건!
이 친구는 선견지명이 있는 친구였다!!!!!!!

난 이 소개팅남을 9개월 뒤 우리의 소개팅을 주선한 주선자의 결혼식장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 남자와 2탄.

두둥!

이건 내일 다시-!

덧글

  • Serendipity 2018/05/14 11:47 # 답글

    엌.... 뒷 얘기가 궁금합니다!!
  • memoriz 2018/05/14 23:22 #

    헛..ㅋㅋ 별 얘기 아니지만, 지금부터 써보려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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